사와다 코지가 직접 만든 스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최근 부산을 방문한 사와다는 “중요한 건 미슐랭 별점이 아니라 하루하루 음식을 내놓는 한결같은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그가 준 스시를 맛보기 위해선 적어도 다섯 달은 기다려야 한다. 그의 스시집에는 직접 손님을 대면할 수 있는 카운터 자리만 있기 때문이다.
“스시는 입으로만 먹는 음식이 아닙니다. 만드는 모습을 눈으로 즐기면서 요리사와 이야기도 나누는, 그야말로 오감으로 즐기는 경험이지요. ” 이런 오감의 경험을 위해선 손님 수가 적을수록 좋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16일과 17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초청받아서도 12명의 손님만 받았다.
그는 “한결같은 정성과 마음가짐 이외엔 별다른 비결도 없다”라고 말했다. “총리가 오건, 미슐랭 가이드의 맛 평가단이 오건, 보통 손님이 오건, 제가 내놓는 스시는 똑같습니다. ” 그 최상의 스시를 위해 매일 새벽 수산시장에 직접 가서 웃돈을 얹어가며 그날의 가장 물 좋은 생선을 고른다. 생선은 기본 손질을 한 뒤 나무 냉장고에 넣어 숙성을 시킨다. 도쿄의 사와다 스시에서 연수를 했던 파라다이스호텔 일식당의 요리사 이재진씨는 “나무 냉장고 제작에만 300만엔(약 3900만원)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사와다는 가게를 개업하기 위해 12년간 뜸을 들였다. 처음 6년은 도쿄와 나고야·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의 스시집을 돌며 수업을 받았다. 당시 요리에 집중하기 위해 삭발을 했으며 지금까지도 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그 뒤 개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6년간 택배회사의 운전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사와다는 외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 한식에도 익숙하다. “어렸을 때 도시락엔 항상 김치가 있었고 집에선 한국식 나물 반찬이나 계란찜이 상에 자주 올랐어요. 스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식도 그에 못지 않은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는 “본연의 맛을 지키되 세계 각지에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버전의 한식을 개발하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