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고산스님 29일 총무원장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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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 속법으로 종교계 분규는 풀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법원의 퇴거 명령에 따른 공권력에 의해 23일 정화개혁회의를 총무원 청사에서 몰아낸 불교 조계종 총무원은 종무행정을 복원하며 29일 제29대 총무원장선거를 차질 없이 치러 새 총무원장 체제를 출범시키게 된다.

이에 반해 월하종정의 교시에 따라 정화개혁회의는 서울에 새 청사를 따로 차릴 계획이어서 조계종 분규는 이제 당분간 양분 양상을 띠게될 것 같다.

29일 오후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치러질 총무원장 선거 후보로는 지선 (知詵.52) 백양사주지와 고산 (고山.64) 쌍계사주지가 나섰다.

지선 후보는 민주화운동 경력과 사회활동으로 지명도가 높으며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들어 진용이 잘 갖춰진게 강점이며 고산 후보는 94년 개혁적인 현 총무원 출범시 범개혁 세력이 총무원장 후보로 밀 정도로 적이 없이 종단내에서 두루 신망을 받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는 종회의원 81명과 24개 교구별로 선출한 2백40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게 된다. 총무원장 선거이후 총무원은 종단의 새로운 출발, 분규의 근원적 종식을 위한 범불교도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월하 (月下) 종정은 25일 오후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원로회의를 소집해 종단의 일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법난 (法難)' 이라며 정부를 규탄하고 제2정화불사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서울에 새로운 청사를 내겠다고 결의, 조계종이 사실상 양분되게 됐다.

그러나 총무원측은 "새총무원장 체제가 출범하고 새 종정이 옹립되면 정화개혁회의 측은 급속히 세를 잃고 고사 (枯死) 하게 될 것" 이라며 아예 그런 움직임을 무시해버리고 있다.

이제 부처님 법과 승려.신도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양분을 어떻게 무리없이 봉합하느냐가 문제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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