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통합 양사 움직임]LG,정부강공에 대화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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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반도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과 관련, LG반도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어 어떤 식으로 결론지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LG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ADL사의 평가 과정과 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LG 내부에서 '정부의 강경 입장을 고려할 때 계속 버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와의 대화채널을 모색하는 강온 양면전략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식 (姜庾植) LG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이 25일 아침부터 회사로 나와 관련 그룹측의 대응방안을 총괄 지휘했다. LG는 이에 앞서 정부로부터 평가 결과와 정부 입장 등을 전달받았으며, 그룹 차원에서 정부 및 금융감독위원회측 인사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LG반도체는 아서 디 리틀 (ADL)사의 항목별 평가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는 반박보고서를 이날 밤까지 작성, 반박 근거로 삼을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ADL의 보고서가 사업예측이나 인재확보력 등 정성적인 평가항목은 차치하고라도 누가 봐도 LG반도체의 우위가 분명한 재무구조나 생산기술 등 정량적인 평가항목에서도 현대의 손을 들어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전자도 이날 오후 김영환 (金榮煥) 사장과 전인백 (全寅伯) 전무, 반도체경영전략실.업무팀이 모두 나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며 급박하게 움직였다.

金사장은 "LG가 현재는 평가기관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이를 수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아직 양사가 만나 협상을 벌이는 일은 없지만 곧 실무 차원의 물밑 접촉을 추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8일까지 LG측이 공식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이때까지는 공식적인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LG가 계속 ADL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김시래.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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