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질의에 불성실 답변등 구청 홈페이지 유명무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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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달 초 金모 (34.여.양천구) 씨는 양천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테니스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가르쳐 달라' 는 글을 올렸다.

답변은 감감 무소식 - .기다리다 못한 金씨는 20일 후 같은 질문을 다시 띄웠다.

그러나 다음날 홈페이지에 나온 구청의 응답은 金씨를 크게 실망시켰다.

'사회진흥과로 문의하라' 는 하나마나한 내용에 전화번호만 달랑 올라와 있었다.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행정 서비스를 개선한다며 각 구청이 앞다투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구청장에게 바란다' , '나도 한마디' 코너가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답변을 일삼아 시민들의 원망을 사고있다.

게다가 주민들의 글이 아예 등록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삭제되는 일도 다반사다.

朴모 (45.송파구) 씨는 " '멀쩡한 보도 블록을 왜 바꾸느냐' 고 묻자 구청측은 '내구연한을 넘겼기 때문' 이라는 상투적인 답변을 해왔다" 며 "성의없는 답변에 항의하는 글을 세 번이나 보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金모 (43.서초구) 씨도 "자전거 전용도로 시행의 문제점에 대해 현장검토를 요청하는 글을 올렸는데 회신도 없이 글이 삭제됐다" 며 다시 항의의 글을 띄웠다.

한술 더 떠 주민의 민원요구를 아예 막는 구청도 있다.

회사원 金모 (35.서대문구) 씨는 지난 17일 건의사항을 내기 위해 '구청장에 바란다' 코너를 클릭했다가 손을 놓았다.

서대문구 민원봉사과 명의로 '정확한 주소 및 성명을 기재하지 않으면 무고로 간주, 접수하지 않으니 양지하라' 는 공지사항이 올라있었기 때문. 金씨는 "민원성격에 따라 신분공개가 곤란한 경우도 있을 텐데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고 진정이나 건의를 '무고' 로 받아들이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 며 불쾌해 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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