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효운씨 사진집 '인생'…공백으로 꾸민 책자 이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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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여백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사진집 '일상' .페이지 중간중간 사진을 배치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공백으로 꾸민 이색 책자가 화제다.

사진작가는 노효운 (41.경원대 강사) 씨. 폴라로이드 사진작품을 딱딱한 물건으로 긁어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60여편 작품 중 일부는 팝아트 같은 분위기까지 풍긴다.

작가의 말. "여백을 많이 둔 것은 보고 꽂아두는 사진집이 아니라 옆에 두고서 본인의 일상까지 메모형식으로 담으면 또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새 시도를 해본 것이다. " 사진작업을 회화적으로 뒷마무리하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시도다.

"사진은 사물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르인데 여기에 회화적인 기법을 가하면 오히려 작가의 표현의도가 더 강하게 전달됩니다. 특히 판화가들이 관심을 많이 기울이더군요. " 일부 작품에 실린 그의 산문도 짜릿하다.

"그해 5월엔/ '이름 모를 한떨기꽃잎' 이 졌다지만/요새 같아선/꽃 통째로/우/수/수/떨어지는 기분이다. " 사진과 글이 상투적으로 연결돼 있다면 상투적인 '포토 에세이' 에 그치겠지만 그의 '일상' 에선 글도 디자인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일반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고 주요 아트숍에서 판다.

02 - 529 - 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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