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직원 1350명 복직 … 생산량도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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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 1위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1350명의 직원을 복직시키기로 했다. 올 하반기 자동차 생산도 애초 계획보다 6만 대 늘릴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 덕에 자동차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어서다.

GM은 18일(현지시간) “지난달 이후 자동차 판매가 급증해 북미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GM이 자동차 생산과 고용을 늘리기로 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GM은 지난 3년 동안 11만4000명이었던 시간급 인력을 4만8000명으로 57.9% 줄인 바 있다.

GM은 3분기 자동차 생산을 53만500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4분기에는 이를 20% 더 늘린다. 이번에 생산·고용을 늘리는 곳은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이다. 두 곳 모두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 도입 후 잘 팔리고 있는 소형차 생산라인이다. GM은 이들 공장에 교대 근무조를 추가 투입해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GM은 “다른 소형차와 연비가 좋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도 잘 팔리고 있어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GM 판매 총책임자인 마크 라네비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팔 차가 없다는 딜러들의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인기 차종의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에 앞서 13일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생산 확대 방침을 밝혔다. 포드는 3분기 생산량을 애초 계획보다 1만 대 늘려 49만500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중고차 현금 보상 판매 덕을 보고 있는 SUV 이스케이프와 소형차 포커스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4분기엔 생산량을 57만 대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크라이슬러도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닷지 캘리버·지프 컴퍼스·패트리엇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다만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고용 확대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자동차업계에선 미국 1위인 GM이 공격적인 생산 확대 정책을 들고 나옴에 따라 경쟁사인 포드·크라이슬러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에 미국 정부가 배정한 10억 달러의 예산이 이미 소진됐으나 20억 달러가 추가로 배정돼 50만 대가량의 수요가 더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부 예산이 바닥나면 자동차 판매가 거꾸로 급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잠재적인 차 수요자가 이번에 중고차를 한꺼번에 바꿔 새 차 수요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기름을 많이 먹는 중고차를 연비가 좋은 새 차로 바꾸면 정부가 대당 3500~4500달러를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다. 애초 10억 달러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신청자가 쇄도해 돈이 바닥나자 미 의회가 20억 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한 바 있다. 10억 달러이면 적어도 22만2000대의 새 차 판매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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