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경기 순환 주기, 음양오행과 딱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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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재정경제부 과장이 동양 사상을 이용해 경제 현상을 분석했다.

이호철(47) 재경부 정책조정총괄과장은 2000년부터 3년간 세계은행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동아시아의 역동적 발전모델과 한국의 경험'이란 300쪽 분량의 영문으로 된 글을 썼다. 미 버클리대는 이 글을 책으로 출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글의 내용은 경기 확장→정점→수축→저점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경기 순환 주기를 음양오행으로 설명한 것이다. 봄 기운에 비유되는 목(木.나무)은 확장기, 여름에 해당하는 화(火.불)는 정점, 금(金.쇠)은 수축기, 수(水.물)는 저점으로 풀이했다. 오행에서 화와 금 사이에 있는 토(土.흙)는 거품 경제에 해당한다.

이 과장은 "여름 기운이 사라졌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여름이라고 생각하는 상태가 '토'"라며 "경기 순환 주기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거품 경제를 음양오행을 이용하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동성은 정신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경제 중심의 가치관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한국도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던 사회에서 황금을 황금으로 보는 사회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재경부 기술정보과장, 산업경제과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미 여섯권의 책을 냈다. 1996년 일본 경제기획청 경제연구소에 파견 근무하면서 '일본의 지방자치 어제와 오늘' 등 일본 관련 서적 세권을 펴냈다.

외환위기의 원인과 대처 방안을 쓴 'IMF 시대에도 한국은 있다'는 99년 자유경제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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