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캐롤소리 요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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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워낙 어렵다 보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보다 훨씬 덜하긴 해도 광고에는 어김없이 벌써부터 '캐롤 소리'가 한창이다.

파워디지털 017 '산타' 편 (대홍기획)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아르바이트에 나선 산타가 등장한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 한참 데이트를 즐기던 김국진은 좀처럼 택시를 잡지 못하게 되자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아르바이트 안하실래요?" 잠시후 나타난 인물은 다름아닌 썰매를 끌고 나온 산타 할아버지. 마지막 장면이 압권. 신바람 나게 '부수입 (?)'을 올리던 산타는 빨간코 때문에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제동이 걸린다.

LG - IBM의 '못말리는 산타'편 (LG애드)은 '산타의 PC삼매경'을 주제로 삼았다. 썰매를 타고 '선물 공중 수송'에 여념이 없던 산타가 갑자기 놀라운 것을 발견한 듯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바로 창문 너머로 한 젊은 남자가 LG - IBM을 즐겁게 조작하는 것을 발견한 것. 곧이어 장면이 바뀌어 어두워진 화면이 환해지면서 넋을 잃고 PC앞에 매달려 있는 산타가 등장한다. 자신이 가진 선물은 물론, 썰매마저도 PC주인에게 몽땅 넘겨준 채….

맥도날드 10주년 기념 광고인 '10년 가격으로 드세요'편 (레오버넷코리아) 은 10명의 산타들이 맥도날드 매장앞에서 춤을 추면서 가격이 싼 맥도날드 햄버거 사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

제작진은 광고비 경감을 이유로 출연한 산타들을 모두 촬영을 지휘한 김규환 감독과 친분이 있는 MBC무용단원.광고대행사 직원.담당PD 동생 등 주변 인물을 동원해 '싼값' 에 광고를 만들었다는 후문.

700전화 서비스와 5425 광고 (제일보젤)는 몇해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나홀로 집에' 분위기를 그대로 차용했다.

눈 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늦은 밤. 동화속 같은 주택의 현관으로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온다. 곧이은 초인종 소리. 집안에 있던 소녀는 깜짝놀라 밖을 살피지만 아무도 없다.

주저하다가 마침내 문을 연 소녀는 문앞에 놓인 카드더미에서 이상한 불빛을 발견한다. 그 순간 카드더미를 들고 나온 것은 다름아닌 펭귄. 불쑥 전화기를 소녀에게 넘기며 펭귄은 "꼭꼭 눌러봐, 크리스마스 삐삐. PCS 원샷 700 - 5425" 를 외친다.

마직막 장면. 놀란 소녀를 향해 펭귄은 영화 '여고괴담' 을 연상케 하는 말투로 한마디를 던진다. "아직도 카드 쓰니?" 삐삐로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대신하라는 내용을 흡입력 있게 담았다는 평.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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