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에 뭉치는 한나라당…TK의원들 당직수락으로 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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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TK 홀대' 를 이유로 당직을 거부했던 한나라당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1일 오후 일단 입장을 선회했다.

이날 오전 임명장 수여식에 불참한 이상득 (李相得.정책위의장). 주진우 (朱鎭旴.청년위원장). 김광원 (金光元.사무부총장). 이해봉 (李海鳳.행정자치위원장) 의원중 이상득 의원을 뺀 3명이 그들.

"이회창 (李會昌) 총재가 우리 요구를 수락한다고 했으니 알아서들 하라" 고 한 허주 (虛舟.金潤煥전부총재) 의 사인이 떨어지면서다.

李총재로부터 수차 "최대한 배려하겠다" 는 간곡한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게 허주측의 전언이다.

총풍사건이 李총재를 겨누면서 다시 터져나온 직후다.

이들 3명은 2일 만나 주말께 당직을 맡기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당이 어려운 만큼 우선은 힘을 모을 때" 라는 명분이다.

이들은 물론 李총재가 당장 TK쪽을 배려하는 가시적 조치를 취할 여지가 없다는 점은 알고 있다.

다만 다시 여권과 싸워야 할 입장이 된 만큼 '이적 (利敵) 집단' 처럼 비춰지는 건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당분간 TK의 앙금이 내재된 채 어색한 동거형태가 될 듯하다.

허주측의 李총재에 대한 반감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데까지 가 있다.

이날도 "그렇다고 정치를 함께 하는 일은 없을 것" 이란 얘기는 계속 튀어나왔다.

허주는 다른 비주류와의 대화모색에도 나설 참이다. 2일엔 지역구인 경북선산에 내려가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한동 (李漢東) 부총재측도 이날 여의도에서 만찬모임을 가졌다.

전용원 (田瑢源) 의원 등 경기지역 의원 10여명이다.

이들 역시 부총재직 소외를 소재로 집중적인 불만을 주고받아 향후 태도가 어찌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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