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TK파동' 장기화되나]이회창 TK달랠 당근고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대구.경북 (TK) 의원들의 반란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회창 총재의 수습노력에도 불구하고 1일 신임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엔 새로 당직을 맡게 된 TK출신 7명 의원중 4명이 불참했다.

예상된 일이긴 하나 이상득 (李相得) 정책위의장.주진우 (朱鎭旴) 청년위원장.김광원 (金光元) 사무부총장.이해봉 (李海鳳) 행정자치위원장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허주 (虛舟.김윤환 전 부총재의 아호) 를 찾아가 협력을 구한 李총재는 11월 30일 밤엔 TK출신 신임 당직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당무 합류를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TK배려 등 가시적 조치를 요구하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허주는 또 비주류와의 대화모색에 나설 참이다.

2일엔 지역구인 경북 선산에 내려가 칩거하며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李총재가 낙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날 아침 가회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때가 오면 (허주와의 앙금은) 다 풀릴 것" 이라며 "나도 상당한 노력을 할테지만 허주도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 이라고 말해 교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다만 허주의 최대관심사인 자신의 사법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李총재로서도 별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당내에선 우선 TK의 섭섭한 마음을 달래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외부영입용으로 남겨둔 3석의 부총재중 1석을 TK에 배정하거나 당무위원.특보 등 추가당직 인선에 배려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근' 으로 수습되지 않으면 '채찍' 을 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TK내부에서 허주파와 李총재파로 입장이 갈리는 것과 관련, 'TK.허주 분리대응론' 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