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총격요청사건 법정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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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첫 공판은 검찰과 변호인단이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등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임검사인 박철준 (朴澈俊) 부부장검사는 한성기 피고인에 대한 1백27개항에 걸친 신문을 마친 뒤 "추가 신문할 것이 있다" 며 "이회창 후보에게 사전.사후에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느냐" 고 기습적으로 물었다.

韓피고인이 잠시 머뭇거리다 "각각 수행비서와 운전기사를 통해 전달했다" 고 대답하자 변호인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신문을 제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韓씨가 직접 그린 李후보의 유세버스 내부구조를 증거로 제출.

○…韓씨는 박찬종 (朴燦鍾) 씨가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을 탈당할 무렵 장진호 (張震浩) 진로그룹 회장과 함께 朴씨의 탈당을 막기 위해 막후 교섭을 벌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韓씨는 "張회장과 함께 朴씨를 설득해 12월 6일 朴씨로부터 이회창 후보와 만나 부산유세에 동참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함께 만나기로 했던 李후보가 7일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며 "결국 다음날 朴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신당에 입당했다" 고 주장.

○…이날 공판에서 총격요청 3인방중 오정은.장석중 두 피고인은 총격 요청 관련 검찰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 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는 답변으로 일관.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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