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실도 안팔려…10% 밑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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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결핵환자를 돕기 위해 대한결핵협회가 매년 판매하는 크리스마스실이 IMF한파로 각급 학교와 기업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크리스마스실은 지난해만 해도 이때쯤이면 모금 목표액의 95% 이상이 판매됐으나 올해는 1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대한결핵협회 서울시지부의 경우 초.중.고교 1천1백여곳과 기업체 9백여곳 등 2천여곳에 크리스마스실을 보냈으나 27일 현재 목표액 16억8천7백만원 (9백92만8천장) 의 5.9%인 9천9백만원어치만 팔렸다.

기업체의 경우 20%에 달하는 1백80여곳에서는 아예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반송해 왔다.

장당 1백70원 하는 실을 10대 대기업에는 2천장, 기타 상장기업은 1천장, 중소기업은 5백장 등 8만5천~34만원어치씩 배포했으나 '긴축재정' 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는 것. 학교도 마찬가지. 실직자 가정이 급증하고 결식아동도 늘고 있는 터에 크리스마스실까지 판매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중히 반송해오거나 약간의 성금만 보내오고 있다.

서울시지부 김영실 (金榮實) 관리과장은 "아무리 형편이 어렵다지만 불우이웃을 위해 몇 백원의 인정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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