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32개분야 합의…공동성명 서명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도쿄 = 이철호 특파원]장쩌민 (江澤民) 중국국가주석과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총리는 26일 오후 도쿄 (東京)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와 발전을 위한 우호협력 파트너십의 구축에 관한 공동성명' 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이 역사인식에 불만을 표시해 양국정상은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노나카 히로무 (野中廣務) 일본관방장관은 이례적인 서명불발에 대해 "국제조약과 달리 2국간 합의문서는 서명여부에 관계없이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고 해명했다.

일본은 공동성명에서 '대만은 중국영토의 일부' 라는 중국측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 며 72년 공동성명의 정신을 재확인했다.

일본은 과거 침략행위에 대한 '통절 (痛切) 한 반성' 을 공동성명에 명기하고 중국이 요구해 온 '사죄' 는 오부치 총리가 구두로 표명했다.

두 정상은 또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에 협조하고, 중국의 조림사업과 중국.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랜드 브리지' 계획에 일본이 협력하기로 하는 등 32개 분야의 행동계획에 합의했다.

양국은 핫라인을 설치하고 안보대화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 江주석은 "역사문제가 해결됐다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고 강조했고 오부치 총리는 "일본은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村山富市) 전총리의 담화정신을 준수하고 있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