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영웅’이 육영수 추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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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육영수 여사의 35주기 추도식이 1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 1999년 6월 15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발생한 제1연평해전을 지휘한 박정성(61·사진) 전 2함대사령관이 추도사를 맡기로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동생 근령씨, 지만씨 가족 등 유족이 모두 참석한다.

박 전 사령관은 50년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최대 규모의 정규전인 당시 전투에서 80여 척의 함정을 동원한 북측의 선제공격에 맞서 20여 척의 함정으로 완승을 거뒀다. 북한이 보낸 문세광의 저격으로 숨진 육 여사의 추도사를 북한 도발을 물리친 박 전 사령관이 맡게 된 셈이다.

박근혜 전 대표실의 이춘상 보좌관은 “추도사를 담당할 분을 인터넷을 통해 공모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기도 한다”며 “올해는 여러 사람의 추천을 받아 박 전 대표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사령관과 육 여사의 새로운 인연이 밝혀지기도 했다. 육 여사 저격사건을 전후로 북한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수백 차례 침범한 ‘서해 사태’ 당시 대위였던 박 전 사령관은 함포 담당 장교로 구축함에 올라 북한과 대치했었다. 육 여사 사망 직후엔 함포 발사 키를 쥐고 하루 18시간씩 40일 동안 북한 함정과 맞선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1차 연평해전을 일방적인 승리로 이끈 데는 서해 사태 이후 25년간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전술 지휘 시스템을 개발한 덕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추도식에선 강원도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임명희(49·여)씨도 함께 추도사를 한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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