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에 미스 유니버스 도전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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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음달 6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선거에 81년 미스 유니버스 이레네 사에즈 (36)가 도전, 화제를 뿌리고 있다.

1백85㎝의 늘씬한 몸매에 금발, 미혼인 사에즈는 지난 92년 5개도시의 연합체인 수도 카라카스의 차카오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그녀는 시장 취임 이후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범죄율을 50%까지 줄여, 능력있고 신선한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이를 인정받아 95년 선거에서는 96%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언론은 사에즈를 두고 '에바 페론의 미모와 마거릿 대처의 정력을 겸비한 새별' 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사에즈의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 5월 베네수엘라의 주요정당인 기독사회당이 그녀를 대통령 후보로 영입했다.

하지만 계속 선두를 다투던 지지율이 최근에는 4위까지 밀려나 고심하고 있다.

무소속 노선을 추진하다 기존 정당에 몸을 담은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됐다.

또한 유가하락 등으로 베네수엘라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머리.화장을 고치는 데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시장이라면 몰라도 인구 2천2백만의 베네수엘라를 이끌기에는 아직 풋내기" 라는 반대당의 비판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는 92년 유혈쿠데타를 일으켰다 실패한 사회주의 성향의 유고 차베스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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