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농산㈜ 깐밤 일본수출로 기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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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의 깐밤 시장은 내 것이다. '

지역 농산물가공업체인 협성농산㈜ (대표 成耆祥.대구동구방촌동) 이 대일 (對日) 깐밤 수출로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깐밤을 통조림.빵.과자 등의 고급 식품재료로 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까지 일본에 깐밤 1천9백22t을 수출해 전년동기비 15% 정도 수출물량을 늘렸다.

이에 따라 수출단가가 지난해 1㎏당 7달러에서 올해 5.9달러로 16% 정도 떨어졌지만 수출액은 10월말까지 1천1백여만 달러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전체의 올해 깐밤 일본 수출량이 지난달 말까지 전년동기비 3% 줄어든 5천9백7t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상당한 실적이다.

10여개 한국 업체들이 수출한 깐밤이 일본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회사의 일본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5% 정도에서 올해는 30% 정도로 높아졌다.

이 회사 김법환 (金法煥.44) 경영관리실장은 수출 성공 이유로 "일본 바이어들의 까다로운 구미에 맞춘 제품을 제때 공급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협성은 자체 개발한 생산라인을 통해 깐밤의 크기를 5가지 종류로 분리 생산해 바이어들이 원하는 크기대로 공급한다.

또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하루 전날 주문을 받아도 납품일정을 맞춰 주는 게 가능하다.

이 회사는 전남 광양 밤단지 밤을 원재료로 가져와 가정주부 등에게 부업거리로 이를 맡겨 깎게한뒤 가공.포장해 수출한다.

대구시내 1만여명의 가정주부들이 이 회사 밤 깎는 일에 참여해 시민 소득향상에도 기여가 크다.

보통 이틀 걸려서 10㎏을 깎으면 1천2백여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것. 10㎏짜리 생밤은 깎으면 5.2㎏정도로 줄어든다.

金실장은 "화염방사기.약물투여 등으로 껍질을 벗기는 방법도 찾아보았지만 모양을 살리고 신선한 밤을 얻는 데는 수작업이 가장 낫다" 고 말했다.

또 신선한 밤을 공급하기 위해 보통 이용되는 암모니아 저장법 대신 유럽에서 쓰는 CA저장기술 (생물을 순간적으로 질식시켜 저장하는 기술) 을 도입, 2천5백평 규모의 창고에 섭씨 0도를 유지하고 있다.

저장기술 연구를 위해 지역의 경북대.계명대와 산학협력협약을 맺고 대학 기술도 응용하고 있다.

成사장은 "신선도 등 바이어 요구에 철저히 맞춘 제품을 생산하는 길만이 수출 경쟁력을 보장 받는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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