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공연장의 새즐거움 '막간카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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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오는 29일까지 98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에 가보면 마치 야외 카페에 와있는 기분이다.

오페라극장과 미술관 사이에 야외카페를 운영 중인 모호텔 식음료부가 오페라극장 로비까지 진출한 것. 포도주.샌드위치.커피.주스.초콜릿 등을 갖춰 놓고 파라솔 달린 테이블까지 마련했다.

막간 (幕間) 휴식 (인터미션) 시간이 기껏해야 10~15분 (2부 개막종이 울리고 자리잡는 시간을 빼면 5~10분)에 불과해 지

금까진 화장실 다녀 온 후 음료수 한잔 제대로 마실 여유가 없었지만 이젠 25분으로 늘어난 것. '리골레토' 의 경우 두 차례 중간 휴식이 있어 쉬는 시간은 모두 45분. 인터미션 문화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은 처음엔 쑥쓰러워 하다가도 나중엔 음료를 마시면서 공연장의 또다른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지금까지 막간 휴식이 짧았던 것은 과거 야간통금에다 대중교통 수단이 일찍 끊기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공연을 끝내야 했던 국립극장 시절부터의 관행이었다.

외국에선 4막짜리 오페라.발레.뮤지컬의 경우 30분씩 세 차례나 관객들이 로비로 몰려 나와 담소를 나누면서 식음료를 즐기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전석매진의 신기록까지 수립하면서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는 98오페라페스티벌은 공연장 막간 풍경까지 바꾸어놓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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