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유망주]8.수영 조광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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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수영선수는 0.01초를 위해 젊음을 물속에서 보낸다.

'방랑 물개' 조광제 (18.경남체고3)에게는 이것이 힘들다.

물 밖 세상의 유혹에 끌려 벌써 네차례나 태릉선수촌 담장을 넘은 경력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방랑벽으로 말썽을 일으켜 왔던 조는 이제 어렴풋이나마 세상사는 법을 느끼고 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은 수영에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조는 방콕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과거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 는 그의 각오도 새롭다.

조광제를 보는 수영계는 아쉬움뿐이다.

1m92㎝의 훤칠한 키에 몸무게 86㎏의 당당한 체격. 신체조건상 조는 서양 어느 선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타고난 힘에다 유연성을 갖춰 훈련만 제대로 한다면 올림픽도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대표팀의 빡빡한 훈련일정과 엄격한 규율을 조는 견뎌내지 못했다.

당연히 훈련 절대량이 부족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없었다.

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7일 평영 1백m에 출전한다.

이 종목에서 조는 세계랭킹 3위 젱키량 (중국) 과 미야자키 요시노.하야시 아키라 (이상 일본) 등 강호들과 금메달을 다툰다.

특히 조는 지난 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젱키량과 맞붙어 90m까지 앞서 나가다 마지막 10m에서 밀려 예선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최고 기록을 비교할 때 젱키량의 1분1초76에 비해 조는 1분2초94로 1초 이상 느리다.

그러나 조는 최근 연습기록이 1분2초대 초반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메달 색깔을 좌우할 것이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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