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 “MBC 신뢰 회복 앞장서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김우룡(66) 이사를 제8기 이사장으로 선출했다고 10일 밝혔다. 방문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김 이사를 비롯한 이사진 9명과 김영 감사 등 10명이 모인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를 이사장으로 호선했다.

10일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에서 제8기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右)가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김 이사장은 1969년 MBC 프로듀서 1기로 입사해 85년까지 16년간 MBC에서 PD로 일했다. 이후 한국외국어대 교수, 방문진 이사, 한국방송학회장, 제3기 방송위원,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공동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방문진의 위상과 역할을 바로 세워 훼손된 MBC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중책을 맡았다.

“ MBC의 경영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책임자로서 정말 열정을 다해 MBC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돼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MBC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은.

“MBC는 방송사 가운데 방송 콘텐트 생산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MBC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MBC가 시시비비를 올바로 가리는 좋은 방송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특히 정치적 외풍을 막는 데 앞장서고 싶다.”

-방문진의 MBC 관리·감독이 그동안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MBC의 문제는 곧 방문진의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방문진의 위상과 역할을 바로 세우는 데 최대 역점을 두겠다. ”

-민영화 등 MBC 소유 구조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MBC의 소유 구조 문제는 이사장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 이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MBC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소유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분명히 해 둘 것은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에 MBC의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은 없다는 점이다.”

-‘PD 수첩’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프로그램의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방송사를 공장에 비유한다면 프로그램은 방송사가 생산한 제품이다. 따라서 경영 쪽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제반 문제를 연대 책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MBC 경영진에게 경영을 위임해 놓은 상태이므로 방문진이 직접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신 방문진은 프로그램 문제에 있어선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

한편 이날 MBC 노조원 50여 명은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 앞에서 이사진의 출입을 저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정강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