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 창단 3년만에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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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수원 삼성이 창단 3년 만에 프로축구 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수원은 지난달 31일 홈에서 벌어진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울산 현대와 0 - 0으로 비겼지만 1차전에서 1 - 0으로 승리, 1승1무로 홈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수원은 창단 첫해인 지난 96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똑같이 울산에 먼저 1승을 거두고도 역전패했던 아픔을 깨끗이 설욕했다.

수원이 창단 후 짧은 시간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었다.

창단과 동시에 선수단 훈련을 위해 수원 삼성전자 내에 천연잔디구장과 클레이구장 1면씩을 조성하는 등 인건비 외에도 연간 2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1백만달러짜리 용병인 특급 게임메이커 바데아를 수입했고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군 체제를 유지하는 등 우수선수 육성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도 울산 현대에서 신홍기를, 부천 SK에서 허기태를 영입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구단에 노련미를 더해줬다.

특히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김호 감독의 용병술을 지원하기 위해 시즌 중간 전북 현대로부터 비탈리, 부산 대우로부터 샤샤 등 외국인 스트라이커를 긴급 수혈했다.

흥분하기 잘하는 젊은 선수들과 용병들을 인화로 다스리며 하나로 묶어낸 김호 감독의 지도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 두 게임의 성적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의 질을 높이면 승리는 저절로 따라온다" 는 신념으로 꾸준하게 선수들을 이끌었고 유럽형 4 - 4 - 2 시스템의 공격축구를 고집했다.

31일 경기에 3만6천4백56명이 입장, 프로축구 사상 최대관중을 기록하는 등 정규리그 10경기에 평균 2만3천4백여명이 입장, 수원을 인기에서도 1위로 만들어 준 홈팬들의 열성적인 지지도 첫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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