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 예산위원장“내년 외채 못갚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러시아는 국제통화기금 (IMF) 과 채권단을 상대로 외채상환일정 재조정을 위한 폭넓은 합의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다음해에 외채를 상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 국가두마 (하원) 의 알렉산드르 주코프 예산위원장이 26일 말했다.

주코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99년 12월 선거를 감안할 때 정부가 수립한 예산안이 너무 빠듯하고 잔인하기까지 해 하원에서 통과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 이라면서 외채상환 불능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내년에 상환해야 할 외채가 1백75억달러에 이르나 이를 갚을 만한 수입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동결을 선언한 올해 외채의 상환일정 재조정을 위해 지난주 런던에서 채권은행단과 협상을 가졌으나 결렬됐다.

주코프 위원장은 어떻게든 올해 빚을 갚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지난 1~9월의 수입이 목표액의 51%에 불과하다면서 올해의 상환목표를 지키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테르팍스 통신은 9월까지의 수입이 1백12억달러로 목표액의 86.7%라고 보도했다.

하원은 내각의 예산적자 억제노력을 지지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지난 8월 루블화 평가절하와 함께 경제위기가 심화된 이후 세르게이 키리옌코 당시 총리 내각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