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페스트 ‘공포’ 칭하이성 여행하던 한국인 4명 격리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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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국 페스트 전염 지역을 여행하던 한국인 4명이 격리 조치됐다.

6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칭하이(靑海)성 하이난(海南) 장족자치주 싱하이(興海)현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최모씨 등 20대 한국 대학생 4명이 중국 당국에 의해 호텔에 격리돼 있다. 이들은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중국 전역을 여행하다 싱하이에 머물고 있었다.

싱하이현에서는 지난달 30일 폐페스트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주민 3명이 숨지고 9명이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은 폐페스트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쯔커탄(子科灘)진 일대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농민들은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마을을 탈출하고 있다고 중국 신문들은 전했다. 한 농민공은 “내가 일했던 공사장에서만 인부 100여 명 중 50명 이상이 떠났다”며 “거리에서 사람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폐페스트는 가장 치명적인 페스트 중 하나로, 중세시대 2500만 명을 숨지게 한 선(腺)페스트(흑사병)와 같은 균에 의해 발병된다. 병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출혈성 폐렴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발병 4~5일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한편 한국 외교통상부는 6일 칭하이성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 ‘여행유의’에서 2단계 ‘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는 “이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은 여행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신중히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국의 티베트·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은 3단계 ‘여행제한’지역, 쓰촨(四川)성은 2단계 ‘여행자제’ 지역, 나머지 모든 지역은 신종 플루 위험으로 1단계 ‘여행유의’ 지역으로 각각 지정돼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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