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도 방어 전담할 '미니 수방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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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새 수도가 건설되면 그 지역을 특정 경비구역으로 설정해 전담 방어부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3일 밝혀졌다. 본지가 입수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 명의의 자료에 따르면 새 수도 전담부대는 서울을 방어하는 수방사령부와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별경비사령부의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또 수도가 이전하더라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대한 방어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료는 밝히고 있다.

◇3중 방어구조=공주.연기 지역에 건설될 새 수도의 방어에 대해 군 관계자는 "3중으로 방어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 이전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라 방어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주요 지역에 대한 핵심방어▶새 수도 길목에 대한 외곽방어▶주변지역에 대한 전략방어의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행정부 관청 건물이 밀집한 핵심지역에 대한 방어는 현재 청와대 외곽을 경비하는 제1경비단이나 인천공항 경비단과 유사한 부대 형태와 임무가 부여될 전망이다. 과거 울산공업단지를 경비하던 특별경비사령부도 마찬가지다. 이 관계자는 "여단 또는 사단급 수준의 부대가 새로 배치돼 행정부 건물 등 핵심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 대한 경비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수도 길목에 대한 외곽방어는 연기.공주지역을 맡고 있는 육군 사단이 맡는다. 지역 사단은 해당 지역에 있는 도로와 지형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방어작전 계획이 있다. 이 방어계획에 새 수도와 관련된 외곽방어 임무를 추가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주변지역에 대한 전략방어는 이 지역을 포괄하는 육군 군단급 부대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대는 서해안을 비롯해 중부권 등으로부터 대규모로 침투하는 적의 접근을 앞서 차단한다.

이와 함께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의 전면 남침 등과 같은 유사시에는 전쟁지도본부가 계룡대 부근에 있는 제3문서고로 가도록 돼 있다. 전쟁지도본부는 대통령을 비롯한 총리 및 각 부처 장관 등 행정부와 군 수뇌부 및 작전 필수요원 등으로 구성된다. 제3문서고는 공주.연기 지역으로부터 3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추가 건설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이 문서고는 국내 대형 지하벙커 가운데 가장 늦게 건설됐으며, 어떤 폭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5000명 이상이 한달 이상 생활할 수 있는 작은 지하도시다.

◇서울 방어 변함없다=국방부는 이 자료를 통해 수도가 옮기더라도 서울을 포함한 기존 수도권에 대한 방어전략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은 경제와 인구가 집중된 국방안보상 절대적으로 취약한 중요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 방어를 맡고 있는 수방사령부의 임무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북쪽에 고정 배치된 우리 육군 군단들은 북한군 4군단과 2군단의 위협에 대비하도록 돼 있다. 서울 외곽을 방어하는 수도군단도 기존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에 대한 방어계획에는 변화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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