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15년 미국 앞질러-영국학자 구매력기준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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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 경제가 2015년이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AWSJ) 이 17일 저명한 비교경제학자의 연구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2030년은 돼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었던 점에 비춰볼 때 그 시기를 무려 15년이나 앞당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WSJ은 하버드대 교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연구원을 거쳐 현재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교수로 재직중인 영국의 앵거스 매디슨의 분석결과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매디슨은 최근 OECD가 발간한 '중국경제의 장기적 성과' 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201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은 9조4천억달러로 미국의 9조3천3백만달러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매디슨 교수의 GDP추산은 기존 환율 비교방식이 아닌 구매력평가 (PPP) 방식으로 이뤄졌다.

구매력평가는 각국의 통화단위로 산출된 GDP를 단순히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지 않고 각국의 물가수준을 함께 반영하는 것이다.

이 경우 생필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저개발 국가들의 GDP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단순 환율환산 방식의 경우 중국의 95년 GDP는 6천9백억달러로 미국의 7조2천억달러에 10분의1에도 못미치지만 구매력평가로 하면 95년 중국은 이미 미국의 절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일부의 비판이 있으나 그는 자신의 보고서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현재의 7%대에서 앞으로 5.5%대로 낮아질 것을 감안하고 작성된 것이라고 응수했다.

중국이 2015년에 14억6천만명의 인구를 앞세워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하더라도 1인당 소득은 6천4백달러로 미국 (3만2백달러) 이나 일본 (2만5천5백달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메디슨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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