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계 출혈경쟁 조짐" HSBC 회장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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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본드 홍콩상하이은행(HSBC) 회장은 세계 금융업계가 출혈 경쟁에 들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거대 다국적 금융사들이 시장을 차지하려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대출금리나 수수료를 깎아주는 식의 제살깎기 가격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본드 회장은 최근 올해 자사의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향후 2년 동안 씨티.HSBC 등 세계 5대 금융그룹이 600억달러의 여유자본을 마련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주로 서비스 가격 경쟁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전했다. 이런 무한경쟁 속에서 큰 은행들이 엇비슷한 자산관리 전략을 도입한 것이 화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드 회장은 "금융사들이 무척 유사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채택한 데다 비슷한 투자 결정을 내려왔기 때문에 금융위기 때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세계 3위 금융사인 HSBC는 상반기 세전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3% 급증한 9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소비자 금융업체인 하우스홀드 인터내셔널을 인수한 데 따라 관련 부문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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