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3일째 … 지하철 잇단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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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파업중인 대구지하철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오전 6시32분쯤 대구지하철 1호선 송현역에서 도심 쪽으로 운행하던 1005호 열차 6량 가운데 맨 뒤쪽 객차에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가 스며들었다.

열차가 1분쯤 뒤 성당못역에 도착하자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3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승객 최모(46.여)씨는 "매캐한 냄새가 나 불이 난 줄 알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하철공사는 열차를 종착역인 안심역으로 옮겼으며, 승객들은 10여분 뒤 다른 열차편으로 목적지로 향했다. 이 때문에 뒤 열차의 운행이 3~4분 늦춰졌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제동장치인 브레이크 실린더에 공기가 새면서 브레이크 슈우(shoe.자동차의 라이닝과 같은 것)가 브레이크 드럼과 마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정비 불량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대곡역을 출발한 1051호 전동차가 오전 10시42분 반월당역에 도착했으나 출입문이 제때 열리지 않았다. 반자동 시스템인 전동차는 역에 도착하면 5초 만에 문이 자동으로 열리게 돼 있다.

이에 놀란 수십명의 승객이 정차 30초쯤 뒤 의자 밑 비상코크를 작동해 객차 6량 24개 출입문 가운데 4개를 강제로 열고 빠져나왔다.

나머지 승객 수십명은 기관사가 기관사실에서 버튼을 눌러 수동으로 문을 열어 열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이 전동차는 정확히 정차해야 할 선로를 30cm 가량 지나쳐 출입문이 제때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하철공사는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평균 1600km 이상 운전교육을 받은 관리.건축직 직원 41명과 파업을 풀고 복귀한 기관사 9명 등 50명으로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또 정비 인력 228명 중 198명이 파업에 참가하는 바람에 정비부서 간부 등 46명이 기본적인 정비업무만 하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 노사는 ▶주 40시간 근무에 따른 근무형태 변경과 인력충원(483명)▶내년 9월 지하철 2호선 개통에 따른 조직개편안▶임금 인상(노조 5.4%, 공사 3%)▶노조간부 징계 철회 등을 놓고 협상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이 13일째 계속되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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