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시즌 최다승리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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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현대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백26게임의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현대 더그아웃의 표정은 너무 어둡다.

1일 잠실 OB전에서 1 - 3으로 패하는 바람에 프로야구 시즌 최다승 신기록은 물론 에이스 정민태의 다승왕 꿈이 물거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현대는 지난달 13일 삼성전에서 3 - 2로 승리해 80승 고지를 밟은 뒤 27일 잠실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힘겹게 1승을 추가해 92년 빙그레, 93년 해태, 94년 LG에 이어 역대 최다승 타이인 81승을 올렸다.

그래서 현대 벤치는 시즌 마지막 경기인 OB전에서 총력전을 펴 반드시 신기록을 수립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다.

에이스급 선발투수들 또한 서로 마운드에 오르려고 등판을 자원했다.

결국 김재박 감독은 고심 끝에 정민태와 정명원으로 압축했고, '맏형' 인 정명원이 다승왕이 걸려 있는 후배 정민태에게 선발을 양보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던 타선이 OB 박명환과 진필중을 상대로 5안타 밖에 못때려내 무릎을 꿇었다.

비장한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 정민태도 역부족이었다.

1회말 세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분좋게 출발한 정은 운명의 4회말 '흑곰' 우즈에게 통한의 42호째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정은 지난달 12일 인천 삼성전에서 완투승으로 17승을 장식했으나 이후 3연패를 당하면서 거의 손에 넣었던 다승왕 타이틀을 고스란히 LG 김용수 (18승)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두마리 토끼를 놓친 현대는 오는 8일부터 합숙에 들어가 한국시리즈를 대비한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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