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구·경북잡기 힘겨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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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가 대구.경북지역을 놓고 벌이는 기세싸움이 예사롭지 않다.

한나라당은 26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장외집회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9일의 부산대회는 '대성공' 이었다는 게 한나라당 자체 분석이다.

대구라는 징검다리만 무사히 건너면 그 여세를 오는 29일의 서울대회로 몰고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참석 기대인원은 2만명. 이회창 (李會昌) 총재와 의원 70~80여명은 기세를 올리기 위해 관광버스편으로 대구로 간다.

8㎞ 구간을 가두행진하는 계획도 있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김윤환 (金潤煥) 전부총재에 대한 검찰수사가 맞물리면서 대구 정서가 폭발 일보 직전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얘기다.

안상수 (安商守) 대변인은 "대구집회는 단순히 야당탄압만이 아니라 현 정권의 실정 (失政) 전반이 규탄대상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환한다는 선전포고 같다.

국민회의도 정면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24일엔 대구 시내에서 대구시.경북도지부 개소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유재건 (柳在乾) 부총재와 최근 입당한 이만섭 (李萬燮) 전 국민신당총재, 권정달 (權正達).장영철 (張永喆) 의원 등 경북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대구지역 기초의원 29명의 입당식도 가졌다.

"우리도 만만치 않다" 는 일종의 과시 같다.

현지에 급파된 정균환 (鄭均桓) 사무총장은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이용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인들을 용납하면 안된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서화합을 외치는 국민회의로서는 대구.경북을 끌어안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반대로 한나라당도 이 지역이 무너지면 앞길이 험난하다.

그래서 여야가 벌이는 'TK목장의 혈투' 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김종혁 기자, 대구 =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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