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들 제자들 취업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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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올2월 졸업생 취업률 90% - .

호남대 사회복지학과의 성적표다.

이처럼 높은 성과 뒤엔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제자들의 취업전선에 뛰어든 40대 젊은 '교수군단' 의 피땀어린 노력이 숨어있다.

졸업생 31명 (남자 3명, 여자 28명) 중 28명이 실업대란 (大亂) 시대에 일자리를 얻었다.

연봉은 1천5백만원 안팎. 올초 전국 대졸자 취업률은 대학원진학.군입대 등을 포함해 50%선이나, 이 학과의 취업률엔 이런 허수 (虛數)가 없다.

취업자들은 종합사회복지관과 양로시설.병원.어린이의 집 등에 고루 포진했다.

이 학과 교수군단은 장현 (張顯, 고려대.美플로리다주립대 출신).이정규 (李廷珪, 전남대.美뉴욕주립대).오승환 (吳承桓, 서울대).유승우 (劉承佑, 연세대.美매릴랜드주립대) 교수 등 4명. 張교수는 "원광대.전북대.전주대 등 사회복지학과 실제 취업률 (40~60%)에 비춰 대성공" 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3학년때 부터 학생들을 현장실습에 내 보낸 뒤 본인 희망과 학점.적성.성격 등을 종합 분석, '세일즈 전략' 을 짠다.

실습과정 중엔 배치 첫날과 중간, 마지막날 세차례에 걸쳐 실습기관을 방문한다.

전화를 수시로 걸어 '텔레마케팅' 도 한다.

"저희들이 정말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나중에 면접이나 한번 보게 해주십시요. " 또한 취업 관련자들에게 자신들의 이미지와 함께 제자들을 홍보한다.

제자들의 장단점을 모두 꼽고 해당조직에서의 활용도를 세일한다.

일종의 '신뢰쌓기 작전' 이다.

한번 속일 수는 있으나 속임수가 들통나면 '상품' 을 영영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자들의 직장에서 노조 등 문제가 생기면 해결사로 나서는 등 아프터서비스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기관.단체에선 "실습때 학생을 겪어 친밀해진데다 젊은 교수들의 적극성에 든든함을 느껴 아무래도 끌리게 된다" 고 말한다.

李 교수는 "권위를 누리려 하지 않는다. 우리 학과를 대학내 '또다른 학과' 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학과' 로 만들려는 힘찬 의욕뿐이다" 고 말했다.

광주 =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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