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액면가이하 주식 손실 보상'묘책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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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한은행이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에게 신주를 인수할 권리를 덤으로 붙여주는 '이색적인' 증자를 실시한다.

신한은행 주가는 17일 현재 3천원. 증자는 액면가 (5천원) 를 기준으로 이뤄지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차액만큼의 손해를 보게 된다.

고민끝에 신한은행이 고안해낸 묘안이 증자와 동시에 신주인수권부사채 (BW) 를 발행, 투자자들에게 지금 당장의 손실을 단숨에 메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BW 1장을 10원에 살 수 있으며 이를 가지고 BW가 발행된 지 3개월후부터 5년이내에 신한은행 주식을 5천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신한은행 주가가 액면가 이상 오르면 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의 가격상승 효과 말고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물론 주가가 계속 액면가를 밑돌면 허사다.

그만큼 장래에 대해 자신이 있으니까 국내 최초로 이같은 증자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증자규모는 1천5백억원인데 벌써 소문을 듣고 한 투신사에서 1백억원의 증자참여를 희망해왔다고 한다.

신주청약 1주당 BW 배정비율과 BW 1장당 신주인수 청구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W의 액면가는 1만원에 표면만기는 50년으로 이론상 연 15% 복리에 해당하는 엄청난 호조건이지만 발행 5년후 신한은행이 판매가의 2배인 20원에 되살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왔다.

유상증자 배정기준일은 10월 12일, 1주당 배정비율은 0.185529주. 신한은행의 이번 증자가 당분간 합병 없이 독자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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