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둔 검은색 차 "앗 뜨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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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검은색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한낮 땡볕 아래 주차해 둔 차에 탈 때 화상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대낮 직사광선 아래 주차한 검은색 차량의 표면 온도가 최고 85.4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계명대 환경대학 대기환경연구실 연구팀은 지난 28일 열적외선 온도계를 이용, 이 대학에 주차된 검은색 차량과 흰색 차량의 표면온도를 비교하는 실험을 낮 12시와 오후 3시30분 두차례로 나누어 실시했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5도였고 오후엔 잠깐 흐렸다. 낮 12시에 실시한 실험에서 검은색 차량은 85.4도, 흰색 차량은 51.2도로 나왔고 오후 3시30분엔 검은색 차량 70.2도, 흰색 차량 41.8도로 측정됐다.

이 대학 환경학부 김해동(40)교수는 "85도 정도면 계란이 익는 온도여서 자동차 표면에 잘못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보통 오후 3시 무렵 기온이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하면 두번째 실험 때 검은색 차량의 표면온도는 날씨가 맑았을 경우 90도 안팎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차량 내부도 밀폐된 공간인 데다 표면의 열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바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의 색상에 따라 표면온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검은색과 흰색의 햇볕 반사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흰색은 햇볕의 50%를 반사시키지만 검은색은 5%에 지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주차장에 나무 등을 심어 직사광선을 피하는 등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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