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해빙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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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와 상도동 사이에 화해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후 일련의 과거 정리 과정에서 생긴 응어리가 풀어지고 있는 낌새다.

사정 (司正) 태풍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여권행이 본격화된 요며칠새 일이다.

화해의 몸짓은 여권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주 강경식 (姜慶植) 전 경제부총리.김인호 (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보석 결정이 그 하나다.

같은 날 국민회의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은 "경제 청문회는 사실규명이 중요하다" 며 정책실무자 중심의 청문회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영삼 (金泳三.YS) 전대통령 부자를 증인채택에서 제외키로 했다" 거나 '청문회 무용론' 까지도 나오는 실정이다.

김대중 (DJ) 대통령도 지난주 부산 방문때 지역 현안들을 챙기겠다며 '동서화합' 을 호소했다.

부산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양측의 접촉도 확인된다.

최근 몇몇 여권인사들이 수차례 金전대통령을 방문했다는 상도동측 전언이다.

청와대 핵심 간부는 이같은 움직임을 "한나라당내 민주계에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 라고 해석했다.

"DJ의 마음속엔 과거 민주화 세력의 대연합이란 목표가 일관되게 살아있다" 며 현 정권과 부산.경남 (PK) 세력이 손잡는 '전국 정당' 탄생을 구상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일종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고립시키는 구도다.

물론 아직 DJ와 YS가 완전히 화해한 것은 아니다. 서로 상대의 진의를 조심스럽게 짚어보는 단계다. 언제든 뒤틀릴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YS와의 불화 = PK민심 이반' 이란 점을 경계하고 있는 여권이다.

"인기는 추락했지만 YS는 결국 끌어 안아야 할 상대" 라며 "연말께 상도동을 유심히 관찰하라" 고 귀띔하고 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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