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안해 기업에 돈 쌓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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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해 기업에 남아도는 현금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도 투자를 급격하게 늘릴 기미는 없기 때문이다.

29일 대우증권이 거래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주요 기업 215곳의 잉여현금흐름과 설비투자액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27조1353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과 감가상각비에서 설비투자를 뺀 것으로, 실제로 기업이 쓸 수 있는 현금 규모다.

조사 대상 215개 기업은 금융업종을 제외한 것으로, 시가총액에서 70.1%를 차지한다. 기업의 잉여현금은 내년에도 올해보다 2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비해 설비투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16.7% 늘어난 34조9584억원에 그치고 내년에도 35조1644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 본부장은"외환위기 전 우리 기업들은 버는 돈보다 더 많이 투자해 성장잠재력을 키워왔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국내에서 적절한 투자 대안을 찾지 못한 가운데 외국인들의 배당압력은 높아지자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대폭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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