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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화 되기 쉬운 안구건조증

중앙일보

입력


직장인 강모(33여)씨는 며칠 전부터 자고 나면 눈이 뻑뻑하고 따끔거리는 데다 이물감까지 느껴져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병원을 찾은 그에게 내려진 진단결과는 안구건조증. 안과를 찾는 환자의 20%가 해당할 만큼 흔한 안질환이다. 그러나 가볍게 여겨 방치하면 각막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현준영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대개 건조한 겨울철에 증상이 심해지지만 에어컨 가동이 많은 여름철에도 방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극으로 인한 염증성 질환
눈의 보호막인 눈물막은 3개층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바깥쪽의 지방층은 눈물의 표면을 고르게 하고 눈물의 증발을 억제한다. 중간에 자리한 수분층(수성층)은 눈물의 주성분으로, 불순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안쪽의 점액층은 눈물이 안구에 잘 점착되도록 해 눈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이들은 모두 건강한 눈물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한 가지라도 미흡하면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눈물 분비량은 체질적으로 적은 사람이 있고 나이가 들면서 줄기도 한다. 건조한 실내에서의 잦은 컴퓨터 사용, 냉난방기 사용 빈도의 증가,대기오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눈물 분비를 줄이거나 눈물의 양을 빨리 감소시킨다. 눈물의 성분을 안 좋게 하는 요인으론 공해, 먼지, 담배 연기, 화장가루 따위가 있다. 피부의 각질이 눈물층으로 섞여들어가는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물 부족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 자극으로 인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즉, 눈에 지속적으로 자극이 가해지면 안구 표면이 손상돼 염증이 나타난다. 안구 표면이 염증에 의해 손상되면 초기엔 눈물 분비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만성화하면 신경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이로 인해 눈물샘 기능이 떨어져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진다.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뻑뻑하고 따끔거린다. 이물감·가려움·충혈·눈부심도 나타난다. 심하면 각막염·각막궤양이 된다. 자칫 시력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인공눈물, 수술, 치료제로 눈을 촉촉이
안구건조증의 일반적인 치료법은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공으로 만든 눈물안약을 점안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한다. 이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안구건조증이 호전된다. 인공눈물은 병원 처방 없이도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자주 점안하는 환자라면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인공눈물은 한 방울 점안한 다음 눈을 서서히 감았다 뜨고 몇 번 깜빡인 후 다시 눈을 감고 30여 초간 그대로 있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밤에 심하면 젤리나 연고 형태의 누액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단, 낮이나 작업 중엔 금물이다.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눈물은 성분과 종류에 따라 효과가 약간씩 다르므로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공눈물이 안구건조증의 근본치료법은 아니다.

인공눈물로도 해결이 안 되면 수술을 고려해 볼 만하다. 눈물이 내려가는 길을 막는 누점폐쇄술, 눈물이 오래 고여 있게 하는 누소관폐쇄술이 그것이다. 이러한 수술은 눈물이 부족한 환자에겐 효과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각막표면의 염증이 심하면 눈물이 지나치게 오래 머물러 염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반영구적인 수술 후 경과를 살펴보고 영구 수술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안구표면의 염증으로 눈물의 분비 자체가 줄었다면 눈물의 분비를 늘려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안구건조증 치료제 점안이다. 최근 개발된 ‘레스타시스’는 염증의 생성과 활성을 억제해 눈물의 양과 질을 증가시킨다. 하루 2회, 1개월 정도 꾸준히 사용하면 된다. 전문의약품어어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

현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면서 만성화하기 쉽다”며 “건조한 환경과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을 피하고, 증상 초기에 전문의와 적절한 치료법을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Tip 안구건조증 해로운 습관 vs 이로운 습관

해로운 습관

1. 짙은 눈화장과 아이라인 문신 색소 입자가 눈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은 각막과 결막에 염증을 유발해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2. 과도한 냉난방과 헤어드라이기 사용 냉난방은 눈물의 증발량을 늘린다. 헤어드라이기 바람도 마찬가지. 이들 바람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3. 눈 비비기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비거나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면 각막상피가 손상돼 증상이 악화된다. 이로 인해 각막염·결막염이 생길 수도 있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특히 주의한다.
4. 콘택트렌즈 착용 평소 눈이 뻑뻑하다면 콘택트 렌즈 착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생리 식염수를 수시로 투여하면 눈을 잠시 적셔주는 효과가 있으나 눈을 보호하는 주요 성분을 씻어낼 수도 있다. 

이로운 습관

1. 실내 온도 섭씨 25~27도(겨울엔 섭씨 18도), 습도 60% 눈물의 증발을 줄여주는 조건이다. 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 컴퓨터 작업, 독서 도중 휴식 취하기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엔 50분에 10분 가량 쉬도록 한다. 눈 주변부의 피부나 관자놀이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 해주는 것도 좋다. 눈은 상하좌우로 원운동을 한다. 이때 안구를 직접적으로 압박하지 않도록 한다.
3. 눈건강에 이로운 음식 섭취 비타민 AC·E가 함유된 신선한 과일·야채·생선·간을 먹도록 한다. 아몬드·호두와 같은 견과류는 눈물의 지방 성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4. 눈꺼풀은 하루 2~4회 세척 안구건조증 초기, 인공눈물을 넣으면서 눈꺼풀 세척을 병행하면 염증예방에 효과적이다. 하루 2~4회가 적당하다. 눈꺼풀 세척은 눈두덩이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30~60초간 마사지해 지방 분비를 촉진한 후 눈 세척액으로 눈꺼풀 주위를 조심스럽게 닦아주면 된다. 이때 눈 안은 절대 닦지 말아야 한다. 눈 세척액 대신 베이비 샴푸를 사용해도 무난하다. 물과 샴푸의 비율은 5:1로 희석해 사용한다.

<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

< 사진= 최명헌 기자 / 그래픽= 김상하 기자 ssaam@joongang.co.kr >

<사진 설명="여름철엔" 잦은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가 건조해져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각막질환으로 발전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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