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취업 성공기] 롯데백화점 오유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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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신입사원인 오유미(26)씨가 꼽은 유통업체 취업 비결이다. 그는 롯데백화점의 2009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6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에 성공했다. 그는 중국연수를 포함해 두 달여간의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뒤 다음달 영업점에 배치된다.

오씨는 지난해 7월 중국 베이징대(국제관계학 전공)를 졸업했다. 학점은 4.0 만점에 3.1점. 52명의 신입사원 중 외국 대학 출신자는 그를 포함해 두 명이다. SEPT(영어 말하기 시험) 8급, 중국어능력평가시험인 HSK 10급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췄다.

오유미씨(왼쪽에서 셋째)와 롯데백화점 신입사원들이 15일 롯데백화점 베이징점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고교를 졸업한 다음 2003년부터 중국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본격적인 취업 준비는 지난해 11월부터.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영어공부에 주력했다. 중국에서 유학해 토익 등 영어성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강점은 중국에서의 실무경험이다. 베이징대 재학 중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제과업체와 법무사무소 등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제과업체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는 진열장 상단보다는 아래쪽을 보는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감안해 3단 높이의 진열장을 2단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 영업 현장에 반영했다.

롯데와의 인연도 처음이 아니다. 그는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에서 근무할 중국인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면접 진행 및 통역업무를 맡아 활약했다.

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인적 네트워크와 시사상식이 부족한 것은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적극적인 성품으로 이를 극복했다. 오씨는 “솔직한 자세로 단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움츠러들기 쉬운 유학 생활 중에도 그는 학보사 기획팀장, 모의 유엔 대표, 한국어학당 교사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 롯데백화점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있는 그는 “롯데는 아시아 톱10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가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입사 전형은=롯데백화점의 입사 전형 절차는 크게 서류전형, 1·2차 면접, 인·적성 검사로 나뉜다. 입사 전형의 클라이맥스는 ‘구조화 면접’이라고 불리는 1차 면접이다. 주로 차·부장급 실무자 두 명과 입사 지원자 한 명이 한 시간여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한다. 대화 주제에 별다른 제한은 없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입사 지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오씨는 “성장 배경이나 학창생활 중 느낀 것 등 질문은 평이했다”면서도 “거짓말이나 꾸밈으로는 통하지 않아 진솔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고 노하우를 설명했다. 외국 대학 졸업자는 에세이 면접을 한 차례 더 치러야 한다. 오씨는 롯데백화점의 향후 해외 진출과 관련해 중국어로 작성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소황제(小皇帝)로 불릴 정도로 구매력이 큰 중국의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롯데월드와 도너츠 브랜드인 크리스피 크림, 패스트푸드 롯데리아를 패키지로 묶어 공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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