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달은 살빠진 보름달…이튿날이 진짜 만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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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 추석에는 둥근 보름달을 보지 못하게 됐다.

음력 8월의 완전한 보름달은 추석 이튿날인 10월 6일 오전 5시12분이 돼야 만날 수 있다.

추석달이 이처럼 보름달이 '못되는 것' 은 천체에서 달의 운행과 음력 역법의 차이 때문. 음력 역법은 달과 태양이 같은 쪽에서 지구와 완전히 일직선을 이루는 날을 첫날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런 순간이 0시1분에 이뤄지든, 오후 11시 59분에 있든 이 날이 음력 1일인 것. 그러나 실제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 제자리에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5일 정도로 음력의 큰 달 (30일) 과 작은 달 (29일) 만을 이용해서는 운행궤도상의 달 위치를 정확히 맞힐 수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계절별로 차이가 있는 것. 겨울철 음력 한 달의 길이는 여름철에 비해 최고 11시간 가까이나 길다.

천문대 김봉규 연구원은 "추석은 물론 음력 보름에도 보름달이 만월 (滿月)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고 말했다.

95, 96년은 추석날 밤 보름달이 떴으나 94년엔 추석날 새벽에, 지난해엔 이튿날 오전 3시에 만월이 됐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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