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표정]'교육개혁한다며 고액과외' 학생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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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대 선우중호 총장이 둘째딸의 고액과외로 사의를 표명하자 교수와 학생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하던 중 이런 일을 당하게 돼 할말이 없다" 며 이번 사건이 현재 추진 중인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

총학생회 소속 학생 10여명은 "교육개혁 한다더니 족집게 과외 웬말이냐"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鮮于총장은 개인문제로 물러나는 첫번째 총장이란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역대 서울대 총장은 11대. 12대를 연임한 한심석 (韓沁錫) 총장을 포함해 모두 20명. 이 가운데 5.16 이후 총장 14명 가운데 임기를 채운 총장은 최문환 (崔文煥.10대). 한심석 (11대). 윤천주 (尹天柱.13대). 조완규 (趙完圭.18대) 총장 등 4명에 그쳤다.

김종운 (金鍾云.19대) 총장은 정년퇴임으로 임기를 6개월여 앞두고 물러났으며 권이혁 (權彛赫.15대) 총장은 문교부장관으로, 이수성 (李壽成.20대) 총장은 국무총리로 입각했다. 나머지 7명은 학내문제.시국사태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

○…鮮于총장의 부인 韓모씨는 28일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초췌한 표정으로 참담한 심경을 기자들에게 털어놨다.

韓씨는 "앞으로 나 같은 피해를 본 부모가 없었으면 한다. 우선 무엇보다 총장 (남편) 께 죄송할 따름" 이라고 말했다.

학원비 2천만원은 친척과 형제들한테 꿨다고 말한 韓씨는 "담임의 권유를 받고 무리해서라도 학원에 보내고 싶었다" 며 "담임을 못 믿을 학부모가 어디 있겠느냐" 고 반문했다.

고정애.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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