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자체상표(PB) 제품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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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E마트에서 파는 E플러스 라면 (2백95원) 은 빙그레 '신토불이 고추면' 과 내용물이 똑같다.

E마트가 빙그레에서 납품받을 때 '고추면' 대신 'E플러스' 라는 브랜드를 붙여달라고 주문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E플러스는 고추면의 소비자가격 (4백80원) 은 물론 다른 할인점가격 (3백60~3백90원) 보다 훨씬 싸다.

그러다 보니 E플러스는 E마트 라면매출의 20%를 차지하면서 농심 신라면 (29%) 을 맹추격할 만큼 위세가 대단해졌다.

이처럼 제조업체 브랜드 (NB) 대신 자체 브랜드 (PB) 로 파는 할인점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PB상품은 일반 상품과 품질이 똑같으면서도 광고.포장.물류비가 절감돼 일반 상품보다 값이 20~30% 싸다보니 할인점의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마트는 E플러스 외에 키즈랜드.그린피아.투모로우라는 PB를 2백30여개 품목에 붙여 팔고 있고 한화마트는 5백여개 품목을 '굿앤칩' 브랜드로 판다.

킴스클럽은 피플, 까르푸는 퍼스트라인.텍스.까르푸, 삼성 홈플러스는 스위트라인, 롯데 마그넷은 마그넷을 각각 PB로 쓰고 있다.

PB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일부 품목은 유명 브랜드보다 많이 팔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E마트의 경우 삼양식품 대관령우유와 똑같은 품질의 E플러스 우유 (매출비중 55%)가 서울우유 (29%) 를 따돌렸고 E플러스 기저귀 (35%) 도 하기스 (30%) 를 추월했다.

이쯤되자 할인점들은 너도 나도 PB상품을 칙사대접하고 있다.

E마트 관계자는 "값이 싸면서도 유명브랜드와 품질이 똑같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PB상품 매출이 30~50% 이상 늘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화마트의 경우 올해 PB상품 매출이 지난해 (90억원) 의 3배에 육박하는 2백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5%에서 올해는 9.3%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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