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성장률 -5.3% 45년만에 최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극심한 내수 부진에 수출 둔화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 성장률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하반기들어서도 생산.소비 등의 주요 지표는 개선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8년 2분기 (4~6월) 국내총생산' (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 (GDP) 기준 성장률이 - 6.6%로 추락했다.

이는 2차 석유파동을 겪던 80년 4분기의 - 7.8% 이후 분기 실적으로는 18년만에 최저치다.

상반기 전체로는 - 5.3%로 53년 성장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45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통계청도 이날 내놓은 '7월 산업활동동향' 에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63.7%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85년 이 지수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며 제조업 가동률은 올들어 7개월째 60%대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소비 위축도 심각해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가 80년 지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인 17.4%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 1분기에 소득이 2.8%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올들어 소득보다 소비가 훨씬 크게 줄고 있는 셈" 이라고 밝혔다.

향후 경기전망과 관련, 한은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경기가 새로운 하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며 "하반기에도 개선 요인이 별로 없어 마이너스 성장률이 적어도 6개월이상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통계청도 "7~8개월후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3% 하락, 6개월째 계속 떨어지고 있다" 며 "현재로선 경기의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 고 밝혔다.

특히 7월에 내수진작을 위해 특별소비세를 인하하는 감세 (減稅) 정책을 썼는데도 승용차와 가전제품 소비가 50%이상 감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현곤.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