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메가넷' 지구촌 정보 네트워크변화 살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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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바벨탑이 또 쌓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수직탑이 아니라 수평적인 네트워크다.

앞으로 10년내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은 전자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어디에서나 서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다.

곧 '메가넷 세상' 을 맞는 것이다.

통신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윌슨 디저드 주니어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이런 흐름속에서 통신혁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 저서 '메가넷' 이 번역됐다 (민음사刊) .

메가넷이란 전세계 1백80여개국에서 모자이크처럼 운영되는 네트워크를 한 라인으로 연결한 통신.정보망으로 지구 어디서나 전화.컴퓨터.팩스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만드는 꿈의 통신시스템. 현재 메가넷 작업은 남미 정글에서 가설공이 설치하는 전선줄로부터 미 모토로라사가 지구 궤도에 66개의 통신위성을 띄우는 이리듐계획까지 속속 진행중에 있다.

디저드는 이 책에서 비교적 생소한 용어인 메가넷을 통해 전세계 정보네트워크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 지를 살피고 있다.

또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메가넷에 관한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 저자는 인터넷과 메가넷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메가넷으로 인해 국가 정체성은 어떻게 변모할 지, 그리고 세계 정치.경제여건은 메가넷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찰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메가넷의 완성이 곧 우리에게 유토피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적 통합에 따른 프라이버시의 침해와 정보누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누가 메가넷을 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제기된다.

디저드가 말하듯 메가넷이라는 대세 앞에서 이 문제들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최대 난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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