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후보자 사퇴 당연하다는 야 “도덕성 문제 없는 후보자 골라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 하루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천 후보자가 14일 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른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4일 저녁 전격 사퇴하자 야권은 일제히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런 형편없는 인사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국정쇄신이었단 말이냐”며 “이명박 대통령은 부도덕한 무자격자를 검찰총장에 내정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향후 검찰총장은 도덕적으로 흠결 없고 검찰 개혁에 강한 신념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영민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 난맥상이 드러난 결과다. 애초부터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지명조차 안 됐을 인물이었다”고 비판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천 후보자의 사퇴는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 하며 더 이상 비선에 있는 한두 사람의 힘으로 주요 인사가 좌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도 “도덕성에 치명적 문제가 있는 천 후보자의 사퇴는 당연하다”며 “조직 장악력을 고려해서라도 앞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 후보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논평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검증도 제대로 안 한 인사를 내정해 놓고 청문회를 무사 통과하길 바란 청와대의 안일한 태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까지도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천 후보자를 엄호 사격했지만 하루도 못 버티고 낙마하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조윤선 대변인은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사퇴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차라리 조기 사퇴가 다행이란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미 의원들 사이에선 천 후보자의 의혹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수준이란 얘기가 파다했기 때문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의 심각한 분위기가 천 후보자 본인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곧바로 후임자를 인선해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박민식 의원은 “검찰 내부에서도 천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다시 인사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민정라인을 문책해야 한다는 의견도 늘어나고 있다.

김정하·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