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는 군비 증가 가장 빠른 지역 … 한·중·일은 세계 7대 군비 지출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동북아에 군사적 불안 요인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군사비 지출이 가장 많은 세계 7대국 중 한·중·일 3국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론에 나선 정종욱 전 주중국 대사도 남 전 총리의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동북아는 군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도 상당히 심각하다고 했다. 일본과 러시아는 쿠릴열도 4개 섬 문제로, 일본과 중국은 댜오위다오(釣漁島) 문제로, 한국과 일본은 독도 문제로 분쟁이 일고 있다. “분쟁의 심각성은 날로 더해 가고 있다”면서 “중국 외교부가 최근 영토 분쟁을 다루는 국 단위의 부서를 신설할 정도”라고 말했다.

역내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도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3대 세습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경우 내부 정치적 급변 사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사는 이 때문에 남 전 총리가 제안한 동북아 안보협의체(NASO) 같은 다자 간 안보협력체제가 절실하다고 했다. 문제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다. 그는 남 전 총리와 달리 6자회담을 통해 안보협력체제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협력체제를 별도로 구축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차라리 경제나 에너지 개발, 환경, 기후 변화 등 안보와는 무관하지만 비교적 협력이 쉬운 분야부터 시작해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영욱 경제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