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공격하겠다” 알카에다 보복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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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유혈시위 사태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경 진압에 대해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중국인들에게 보복하겠다고 나섰다. 중국에 대해선 서방보다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온 알카에다가 중국인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처음이다. 또 터키 정부가 중국을 비판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의 일부 국민도 동조하는 등 이슬람권의 중국 비난 분위기가 확산되는 조짐이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1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위험평가회사인 스터링 아신트는 자사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알카에다의 알제리 지부(알큄·AQIM)가 최근 중국인에 대한 테러 공격을 선언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알큄은 3주 전 알제리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 호송부대를 공격해 24명을 숨지게 하는 등 아프리카 북부 지역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테러 조직이다. 스터링 아신트는 기업과 국가 위험도를 평가 분석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정보 수집·분석 회사다.

알큄은 대원들에게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에 진출한 중국인 근로자들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해 전달했다. 보고서는 “알큄이 알카에다 산하 조직 중 처음으로 대중국 보복을 선언함에 따라 전 세계 모든 알카에다 조직이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예측했다.

터키에서도 중국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최근 중국 정부의 시위 진압 조치를 “대량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주 중국의 반발에도 위구르인 망명단체인 위구르세계회의(WUC)를 이끌고 있는 레비야 카디르 의장의 터키 입국을 허가하기로 결정해 중국 정부와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슬림 수십 명이 13일 자카르타 중국대사관 앞에서 신장 유혈 사태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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