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집단지도체제냐 힘센 총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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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당권경쟁 열기가 뜨겁다.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김덕룡 (金德龍) 전 부총재.서청원 (徐淸源) 전 사무총장이 20일 일제히 출사표를 던진다.

21일엔 이한동 (李漢東) 전 부총재가 총재 출마선언을 한다.

외형적으로 4파전 양상이다.

그러나 반 (反) 이회창 연합전선과 집단지도체제 도입의 두가지 변수 때문에 기본구도조차 단정짓기 어렵다.

당권파 3인은 일단 독자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선다.

그런 다음 가장 앞서는 사람에게 대의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연대 (連帶) 를 꾸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총재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면 여러 세력이 혼재된 당이 깨진다" 는 게 그 이유다.

여기에는 최소한 李명예총재가 총재로 재등장하더라도 자신들의 영향력 공간을 확보하려는 생각도 자리하고 있다.

당권파는 조순 (趙淳) 총재도 집단지도체제 지지자로 끌어낼 계산을 한다.

이기택 (李基澤) 총재권한대행도 집단지도체제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李명예총재측은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운다.

집단지도체제로 가면 당의 기초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것이 현정권의 '대안 (代案) 세력화' 다.

李명예총재측이 자신하는 대목은 대안 부재 (不在) 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미래정치연대' (가칭) 라는 계보 모임을 발족시켜 전당대회까지 밀어붙일 계획이다.

여기에는 1백40여명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이 참여한다는 것이며, 규모면에서 경선후보 중 가장 크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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