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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바이러스' 아시아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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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만을 휩쓸고 있는 어린이 살인 바이러스 '장균 71' 감염으로 어린이 2명이 또 숨짐으로써 희생자가 모두 57명으로 늘어나 비상이 걸렸다.

'장균 71' 을 포함, 각종 '치명적 바이러스' 감염증에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장균 71' 을 비롯,에볼라.라사 바이러스 등은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병원체인데도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 감염실태 =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은 인류의 가장 큰 적. 설사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연간 4억명으로 3백4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폐렴의 경우 연간 4억명 감염에 4백40만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 (WHO) 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연간 사망자 5천2백만명중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가 1천7백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감염증 가운데 치명적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은 실태파악이 안돼 있다.

'장균 71' 은 현재 대만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5월 첫 발병이래 20여만명이 감염됐다.

올해 홍콩에서도 40여건의 감염사례가 있었다.

쥐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라사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자는 연간 20만~40만명이고 치사율이 15%다.

감염되면 1주일안에 사망하는 치사율 80%의 에볼라 바이러스는 특히 주의대상. 지난 95년 자이르에서 순식간에 2백44명의 목숨을 빼앗아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 아시아 무방비 = 치명적 바이러스는 과거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후진지역에서 주로 창궐해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안전지대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시아에서는 열대밀림과 문명도시가 혼재한 필리핀.대만.홍콩 등이 바이러스 서식에 좋은 조건을 제공, 위험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는 이런 바이러스를 본격 연구할 수 있는 연구시설이 아예 없다.

동남아시아의 여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본에서는 지난 81년 도쿄 (東京) 도 무사시노무라야마 (武藏村山) 시 국립감염증연구소내에 첨단연구시설인 '레벨 4' 를 건설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실험조차 못하고 있다.

◇ 구미 실태 = 미국.유럽등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신종 병원체 연구를 위해 70년대부터 '레벨4' 실험실을 가동하고 있다.

'P4' 라고도 불리는 이 실험실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체를 연구하는 시설. 안전확보를 위해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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