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값 사상최저 급락…아시아 금융시장 불안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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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엔화 폭락.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외평채) 값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채권의 금리가 사상 최고로 뛰어올랐다는 뜻이다.

1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재무부채권 (TB)에 붙는 외평채의 가산금리가 5년 만기의 경우 5.45%로 전일보다 0.36%포인트 급등, 4월초 발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짜리 역시 10일 5.33%에서 11일엔 5.65%로 크게 올라 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연 5.5% 수준인 TB금리를 더할 경우 외평채 금리가 10%를 훌쩍 웃돌게 된 것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노동계의 소요 및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발행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외평채 금리가 1단계 금융구조조정이 일단락된 7월말엔 뚝 떨어졌으나 이달 들어 아시아 금융시장의 동요로 다시 급등세를 타고있다" 고 말했다.

외평채 값이 떨어지면서 기타 해외 한국물 값도 줄줄이 폭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년 만기 산업은행채권의 가산금리는 10일 6.50%에서 11일엔 7.20%로 뛰어올라 국제통화기금 (IMF) 사태에 진입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7%대에 올랐다.

만기 8년짜리 수출입은행채권의 가산금리도 11일 6.90%로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재경부는 JP모건.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기관들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공식적으로 발을 빼는 움직임까지 나타내고 있어 한국채권 값의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한다.

김우석 (金宇錫)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 가용외환보유액이 4백억달러에 달하고 있어 당분간 외평채 발행을 자제하고 대신 미 수출입은행 자금 등 우방국 및 국제기구와의 자금선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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