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은행 간판들이 작고 아름답게 바뀐다.
서울시와 중앙일보가 종로의 거리 환경을 바꾸기 위해 하고 있는 '종로 업그레이드'사업에 은행들이 동참키로 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조흥.우리.제일.기업.국민.신한.외환.하나은행과 농협 등 9개 금융회사 관계자는 최근 회의를 열어 종로 1~6가 지점 간판들을 모두 교체키로 했다.
▶ 하나은행 종로6가 지점의 현재 모습(左)과 간판을 입체문자형으로 바꿔 달았을 때의 모습(右). [서울시 제공]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은 건물 폭 크기만한 직사각형 판 위에 상호 등을 써넣은 현재의 간판을 떼어내고 벽면에 상호를 입체 글씨로 만들어 붙이는 형태의 간판을 달게 된다.
입체 문자형 간판은 건물 바탕색이 살아나 도시 경관을 깔끔하게 할 뿐 아니라 간판을 뗄 경우 나오는 폐기물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은행 측은 종로 업그레이드 사업 기간에 맞춰 우선 종로 1~3가 17개 지점은 연내에, 종로 4~6가 13개 지점은 내년 중 바꾸되 가급적 이른 시일 내 교체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하나.제일은행 등은 앞으로 신설하거나 이전하는 점포의 간판도 입체 문자형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국민은행 홍보팀 김종환 과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전국 1200개 지점의 간판을 모두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윤혁경 도시정비반장은 "은행들은 대부분 건물 1층에 대형 점포가 있어 거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은행들이 앞장선다면 건물의 다른 업소도 따라서 간판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앞으로 종로에서 영업 중인 편의점.식당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판형 간판도 가급적 입체 문자형으로 바꾸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종로 업그레이드 사업은 내년 말까지 200여억원을 들여 종로 1~6가의 보도.거리 시설물과 함께 도로변 점포의 간판을 보기 좋게 바꾸는 사업으로 업소당 간판 교체 비용은 500만원까지 무상으로, 건물 정비 비용은 5000만원까지 무이자로 2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으로 지원한다.
이원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