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곽정환 서울시극장협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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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스크린쿼터제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극장측 입장을 듣기위해 곽정환 서울시극장협회장 (사진) 을 만났다.

그는 서울극장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극장 라인을 끼고 있어 영화배급에 관한 한 영향력이 가장 세다.

- 스크린쿼터제가 위태롭다.

"스크린쿼터제는 당연히 존속돼야 한다. 한국영화는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은 소재 제한등 유무형의 규제가 많아 마음껏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사전 검열이 없어졌고 개정될 영화법에서는 등급외 극장도 허용된다.

이제 외국처럼 한 번 해 볼 만한 때인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쿼터제가 폐지된다면 한국영화의 싹을 완전히 죽이는 짓이다.

그동안의 한국영화 진흥책은 절름발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그러니 마음껏 한 번 해보고 기반을 닦은 다음, 그 때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말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내 생각엔 최소한 5년정도는 시간을 줘야한다."

- 하지만 그동안 극장들은 쿼터제에 불만이 많지 않았나.

"극장들이 쿼터제 폐지를 두 손들고 환영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번 '고질라' 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직배사들이 7주나 8주를 무조건 상영하라고 불공정한 압력을 행사해 올 때 그나마 쿼터제가 좋은 방어책이 되는 것이다.

다만 현행 의무 상영일수 146일 (자치단체장과 문화관광부장관의 재량으로 40일까지 축소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106일) 은 너무 길다. 올해 같은 경우 한국영화의 제작편수가 40편내외로 크게 줄 것 같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20여일 줄여서, 106일을 기준으로 할 때 80일 정도로 축소하는 건 필요하다. "

- AMC같은 미국극장체인업체가 5억달러를 들여 서울.부산.대구등 주요도시에 약 20개의 극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곽회장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런 적 없다. 그네들을 만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스크린쿼터제만 유지된다면 그네들이 들어온다고해서 두려워 할 건 없다고 본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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