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서울시장 취임한달, 무서운 '시어머니'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시장님이 너무 무서워지신 것 같아요. " 이번 주말이면 취임 한달을 맞는 고건 (高建) 서울시장의 스타일이 10년전 관선시장때에 비해 1백80도 변해 찬바람이 인다는 소리가 무성하다.

이 때문에 내달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서울시청이 때아닌 냉기에 휩싸여 있다.

과거 관선 시절 高시장의 스타일은 뚜렷한 소신 속에서도 특유의 온화함과 친화력으로 부하들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高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회의석상이나 빈번한 현장방문에서 직원들에게 차가운 시선과 함께 따가운 질책을 쏟아냈다.

高시장은 객관적인 눈으로 시정을 바꾼다는 의도에서 외부 전문가들 중심으로 시정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공무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무원들에 대한 '엄한 태도' 와는 달리 高시장은 매주 두 차례 '시민과의 데이트' 를 가지는 등 시민들과는 친근한 만남을 가져왔다.

심지어 산하의 6개 투자기관 노조대표들과는 맥주집에까지 가는 파격을 보여주었다.

시 주변에서는 高시장의 업무스타일 변화에 대해 "민선시장이 되면서 정치인으로 성품이 완전히 바뀐 것" 이라는 분석과 "서울시의 체질개선을 앞두고 사사로운 정에 흔들리지 않기위해 차가움을 가장하는 것" 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아무튼 '무섭다' 는 말을 들어 가면서까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高시장의 개혁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다.

김기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