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빈번한 ‘해커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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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과 일본 간에는 심심치 않게 ‘해커 전쟁’이 벌어졌다. 일본에선 2005년 중국의 해커들이 8월 15일을 전후해 일본의 주요 사이트들에 대한 총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당시 “중국의 최대 해커 집단인 ‘중국 홍객(紅客)연맹’이 세 개의 팀을 편성해 일본 공격을 준비했다”며 “일본 사이트의 약점을 찾는 정보 수집 팀, 일본으로부터의 반격에 대응하는 팀, 일본 내 반중 사이트 등을 공격하는 팀이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의 해커들은 한국의 3개 대학과 인터넷 게임 기업의 프로바이더를 공격 거점으로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이 발달해 있는 홍콩과 한국을 경유지로 삼아 일본을 공격한다는 작전이었다. 이 작전에는 당시 중국 해커 4만5000명이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 계열의 국제 시사 주간지인 국제 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의 일본 사이트 공격은 항일 전쟁 발발 60년을 맞이한 1997년 광저우(廣州)의 인터넷 사용자 수천 명이 일본 총리 관저에 일제히 스팸 메일을 보낸 것이 시초다. 2001년에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계기로 중국 해커의 공격이 절정에 달했다.

이때부터 일본은 방위성·자위대를 중심으로 ‘해커 전쟁’ 대비에 나서 반격을 강화하고 있다. 홍객 관계자는 홍콩 문회보에 “일본 사이트의 안전 기술은 상당히 높고, 해킹해도 몇 분 후에는 바로 정상화시킨다. 공격 중에 위치를 추적당해 되레 반격을 당하고 서버까지 파괴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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